울릉도

울릉도 차박 에티켓 : 주민 갈등과 자연 보호를 위한 진짜 쉼의 방법

라일락2025 2025. 7. 11. 11:29

울릉도에서 차박을 즐기는 여행자들이 꼭 알아야 할 에티켓과 주민과의 갈등 사례를 소개합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지역 사회를 함께 지키는 차박 문화를 고민합니다.

 

 

 

 

울릉도 차박 에티켓
울릉도 차박 에티켓

 

 

 

차박, 단순한 ‘차 안에서의 숙박’을 넘어선 개념

차박이라는 단어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본 적은 많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차박(車泊)’은 말 그대로 자동차 안에서 잠을 자는 숙박을 의미합니다. 캠핑과는 다르게 별도의 장비나 시설 없이 비교적 간단하게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죠. 울릉도처럼 자연 그대로의 경관이 살아 있는 지역에서는 이러한 차박 문화가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단지 ‘차에서 잔다’는 편의적인 측면에만 집중한 채 기본적인 질서와 환경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면, 그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타인과 자연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울릉도, 조용한 섬이 차박 성지로 불리게 된 이유

울릉도는 섬 전체가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습니다. 관광지 중심보다는 바닷가 근처 주차장이나 조용한 항구 주변에서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점차 울릉도는 ‘차박 성지’로 알려지게 되었죠. 실제로 저 역시 고향에 갈 때면, 곳곳에서 차박하는 모습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관음도 주차장’, ‘태하항’, ‘현포항’ 등은 자연 속 조용한 힐링 공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만큼 지역 주민들과의 접점이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차박하는 차들
해안 곳곳 차박 점령, 쓰레기 천국 <사진 출처 : 위키트리 뉴스>

 

 

 

 

 

주민과의 갈등, 왜 생겨날 수밖에 없을까?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차박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차박 후 발생하는 쓰레기 투기, 심야 소음, 공용공간 사유화 등 일부 여행자들의 비매너 행동입니다. 해변가에 텐트를 치고 바비큐를 하거나, 캠핑 테이블과 장비들을 넓게 펼쳐두고 마치 개인 캠핑장처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요. 밤늦은 시간 음악을 틀거나 대화를 크게 나누는 것도, 울릉도의 조용함을 지키고 사는 주민들 입장에선 큰 스트레스가 됩니다. 일부 여행객들이 공공화장실에서 음식물을 버리거나 식기를 씻으며 하수구를 막아버리는 사례가 잦고, 그로 인해 화장실이 막히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음식물 찌꺼기나 기름이 배출되면 하수 처리가 어려워지고, 시설이 마비되는 일이 생깁니다. 특히 울릉도처럼 물과 인프라가 제한된 섬 지역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지역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울릉도 내 여러 차박 가능지 중 몇몇 곳은 주민들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인해 차박을 제한하거나 주차 자체를 막는 조치가 내려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지켜야 할 선을 넘는 순간, 그 공간은 모두의 것이 아닌 불편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쓰레기 치우기
주차장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주민들 <사진 출처 : 경북매일 뉴스>

 

 

깨끗하게, 조용하게, 배려하면서 – 차박의 기본 에티켓

차박의 핵심은 ‘조용히 잠만 자고, 조용히 떠나는 것’입니다. 캠핑처럼 장시간 머무르며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룻밤을 조용히 쉬고 떠나는 이동형 숙박이어야 하죠. 생활형 캠핑을 원하신다면 울릉도 캠핑장을 이용하세요. 울릉도 캠핑장 정보는 아래글에 있습니다.

 

 

울릉도 오션뷰 캠핑장 추천 : 국민여가캠핑장 vs 학포캠핑장 비교 후기

바다 뷰에 반한 캠퍼들! 울릉도 국민여가캠핑장 vs 학포캠핑장 비교 총정리 울릉도 캠핑, 상상해 보셨나요?울릉도에서 텐트를 치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하룻밤을 보낸다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

happy-day-life.com

 


특히 울릉도처럼 섬이라는 폐쇄적 공간에서는 자원 순환이 어렵고, 쓰레기 처리나 소음 문제는 더욱 민감하게 작용합니다. 그렇기에 차박 여행자는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 모든 쓰레기는 무조건 되가져오기 (Leave No Trace 원칙)
  • 공공 화장실, 편의시설 이용 시 청결 유지
  • 외부 장비 최소화, 캠핑화 금지
  • 심야 소음 자제
  • 주차는 지정된 공간에만, 도로변 차박 자제
  • 지역 주민이나 상인들과 마주칠 경우 인사와 배려 잊지 않기

이러한 기본적인 것만 잘 지켜도, 차박 문화는 지속가능한 여행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울릉도, 모두의 쉼터가 되려면

울릉도는 누군가에게는 오랜 기다림 끝에 도착한 힐링 여행지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 살아온 고향이자 삶의 터전입니다. 저 역시 울릉도를 고향으로 두고 매해 1~2번씩 방문하는 사람으로서, 차박하는 여행자분들이 자연을 즐기되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좋은 자연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좋은 문화를 함께 만들어갈 때 비로소 그 공간의 가치도 빛나는 법이니까요. 울릉도는 작지만 위대한 자연을 품은 섬입니다. 그 소중함을 우리 모두가 조금씩 지켜나갈 수 있다면, 차박 역시 그 자연과 가장 가까이 닿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여행 방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