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사육과 동물의 권리

곰 사육과 기후 위기, 우리가 놓치고 있는 환경적 진실

라일락2025 2025. 5. 19. 07:03

 

곰 사육 문제, 단지 동물권만의 이슈일까요?

곰 사육 문제는 그동안 주로 동물권과 복지의 관점에서 조명되어 왔습니다. 사육곰이 좁은 철창 안에서 평생 웅담 채취를 위해 살아가는 현실은 분명한 착취이지만, 그 이면에는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라는 구조적 문제가 함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동물 사육을 ‘동물만의 문제’로 생각하지만, 그 구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사육곰은 보통 밀폐된 공간에서 관리되며, 외부와 단절된 채 인위적 먹이와 자원 투입에 의존하여 살아갑니다. 이처럼 자연 생태계와의 순환이 완전히 끊긴 시스템은 곧 ‘생물다양성 단절’과 같은 환경적 악영향으로 이어집니다. 더 나아가, 곰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 도구화되고 있다는 점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가치관과도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곰 사육과 기후 위기, 우리가 놓치고 있는 환경적 진실
곰 사육과 기후 위기, 우리가 놓치고 있는 환경적 진실

 

 

사육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자원적 낭비

곰 사육은 단순히 생명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자원 소모와 비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동반합니다. 사료, 물, 난방, 폐기물 처리 등 모든 관리가 인공적 자원 투입에 의해 유지되며, 이는 곧 탄소배출을 포함한 환경 부담으로 연결됩니다. 예컨대 곰 한 마리를 20년 이상 사육하기 위해 필요한 사료와 물, 시설 유지비는 야생 서식지 보호보다 훨씬 비효율적인 비용 구조를 보입니다. 이처럼 좁은 철창 안에서 이뤄지는 사육은 동물뿐 아니라 지구 환경에도 부담을 줍니다. 반대로 곰이 자연 상태에서 살아간다면, 그 생은 순환적 생태 시스템 안에서 자원 소비 없이 스스로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결국 사육 산업은 야생 회복보다 탄소중립적 관점에서도 비효율적인 구조이며,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서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임을 보여줍니다.

 

 

생물다양성과 탄소 흡수력의 약화

곰은 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먹이사슬 균형을 유지하며, 다양한 식물과 동물의 개체 수 조절에 기여합니다. 하지만 사육된 곰은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서식지 내 생물다양성이 약화됩니다.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면 숲의 복원력과 탄소 흡수 능력 역시 크게 저하되며, 이는 기후 안정성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곰이 사라진 숲에서는 일부 종의 과밀화로 인해 토양 침식, 씨앗 확산 저해, 숲 생장 저하 등 연쇄적 생태계 붕괴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종 소멸 문제가 아닌, 탄소 저장 기능이 약화되고 지구 온난화 속도가 가속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곰이 사육으로 대체된다는 것은 결국, 탄소를 줄이기보단 방출을 가속하는 길일 수 있습니다.

 

 

 

 

곰 사육이 만든 ‘비자연적 공간’의 문제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탄소 흡수원 확보와 자연 생태계 보존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곰 사육장은 그 흐름과 정반대의 공간입니다. 녹지 공간이 콘크리트로 대체되고, 에너지 의존적인 구조 속에서 동물의 삶이 유지되는 시설은 지속 가능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또한 사육장 내의 곰은 생태계 기능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존재하되 기능하지 않는 생물’**로 남게 됩니다. 이는 결국 인간 중심의 시각이 만든 비자연적 공간이 환경적 회복을 방해하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물다양성과 기후 안정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동시에 그 가치를 훼손하는 구조를 유지한다는 것은 큰 모순입니다. 곰이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탄소중립 실천이자, 회복적 환경 운동의 시작입니다.

 

 

곰 사육이 만든 ‘비자연적 공간’의 문제
철장 안의 사육 곰< 출처 : 녹색연합 >

 

 

곰 보호와 환경운동은 함께 가야 합니다

곰 보호는 단순한 생명 윤리를 넘어서, 환경 회복과 생태계 복원의 핵심적 축이 될 수 있습니다. 사육곰 구조는 곰 개인의 고통을 멈추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곰이 살아갈 야생 서식지를 보전하고, 생물다양성의 균형을 회복하는 환경운동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기후 위기를 완화하려면 인간이 통제하려는 구조에서 벗어나, 자연이 스스로 기능할 수 있도록 맡기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곰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은, 단지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위한 회복의 선택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 정책과 시민 참여, 지속적인 후원과 생츄어리 확대 등의 다각적인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 곰이 생태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고 싶다면 〈생태계와 야생동물: 곰이 사라진다면 생기는 일〉 글을 참고해 주세요.

 

 

 

곰을 보호하는 것이 곧 지구를 지키는 일입니다

기후 위기의 본질은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곰 사육은 그 상징적인 구조입니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사육되고, 야생에서 격리된 곰의 삶은 생물다양성 약화, 자원 낭비, 탄소 배출 등의 다층적인 환경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곰 보호를 단순한 동물 복지의 문제로 보지 않고,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환경 실천으로 인식해야 할 때입니다. 곰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곰만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갈 지구를 위한 선택이며, 더 나아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실천입니다. 곰을 지키는 일이 곧 숲을 살리고,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