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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남산 ‘한국 숲 정원’ 개장 – 전통과 생태 담은 도심 속 치유 공간

라일락2025 2025. 6. 20. 18:25

 

2025년 10월, 남산 야외식물원에 한국적 정원미학을 담은 ‘한국 숲 정원’ 개방 예정. 전통문화, 생태치유, 전망명소까지 포함된 테마형 힐링 공간 소개

 

 

 

 

올가을, 남산에서 만나는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

― 전통과 생태, 치유가 어우러진 ‘한국 숲 정원’ 개장 소식

6월의 푸르름이 깊어질수록, 저는 ‘가을’이라는 단어를 가끔 떠올리게 됩니다. 조금 이른 예감일지도 모르지만, 바람이 다정해지고 햇살이 한결 부드러워질 때쯤, 서울 한복판 남산에 아주 특별한 공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이름은 ‘한국 숲 정원’. 단순한 조경 공간이 아니라, 한국 고유의 미학과 생태적 회복이 어우러지는 도심 속 힐링 정원입니다. 오늘은 올가을 개방을 앞두고 있는 이 공간의 매력을 천천히 들여다보려 합니다. 정원이 단순히 예쁜 곳이 아니라,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면? 그 상상을, 서울시가 진짜로 만들어내고 있더군요.

 

 

‘한국 숲 정원’, 어디에 생기나요?

서울시는 2025년 10월, 남산 야외식물원 일대 약 3만㎡ 규모에 이르는 부지를 새롭게 단장해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입니다. 이곳은 기존에도 도심 속 녹지로서의 가치를 지닌 공간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과밀한 수목과 생태 기능 저하 문제를 겪고 있었어요. 단순히 나무를 다시 심는 수준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와 미학, 생태적 균형까지 고려한 전면적인 정원 재조성 사업으로 추진되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네 가지 테마, 열네 개의 정원

‘한국 숲 정원’은 크게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테마는 전통과 현대, 정적인 아름다움과 동적인 생명의 흐름을 모두 담고 있어요.

 

1. 전통과 문화의 숲 정원

한국인의 삶과 철학, 미감을 담아낸 섹션입니다.

  • 영지원에서는 연못과 배롱나무가 어우러져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선사하고,

영지원
배롱나무와 연못이 조화를 이루는 ‘영지원’. 전통 정원의 미학을 살린 대표 공간으로, 사색과 휴식의 감성이 묻어나는 장소 <사진 출처 : 서울시>

  • 지당원에서는 수변과 대숲이 어우러진 별서형 정원을 통해 자연스러운 풍류를 경험할 수 있어요.

지당원
잔잔한 연못과 대숲이 어우러진 ‘지당원’. 자연과 여백이 살아 있는 별서형 정원에서 한국 고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 서울시>

  • 무궁화원은 언덕 위에 조성되어 서울 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형 포토존 역할까지 겸합니다.

이 공간들을 걷다 보면, 마치 조선시대 어느 선비가 된 듯한 기분이 들지도 몰라요. 아, 저만 그런가요? 😅

 

2. 자연과 생태의 숲 정원

이 섹션은 오감을 여는 정원입니다.

  • 이끼원은 제주 곶자왈을 닮은 깊은 녹색 공간으로, 나무와 이끼가 어우러져 있는 청정 공간이에요.

이끼원
마치 제주 곶자왈을 연상시키는 이끼원 <사진 출처 : 서울시>

  • 매화원과 철쭉동산은 계절의 흐름을 따라 색감이 변하며,
  • 죽림원은 대나무 사이를 걷는 경험을 통해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 솔숲원은 소나무 아래를 산책할 수 있게 하부 식생까지 정성껏 조성됩니다.

무엇보다 자연의 호흡을 따라 설계된 동선이 인상적입니다. 억지로 짜 맞춘 인공 정원이 아니라, 지형을 존중하고 숲의 흐름을 따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걷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져요.

 

3. 휴양과 휴식의 숲 정원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이 가볍게 들러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쉼의 공간입니다.

  • 솔숲마당에서는 바닥에 깔린 흙과 소나무 향기가 어우러지고,
  • 은행나무뜰은 하부 데크와 벤치가 있어 명상과 휴식의 장소로 적합해요.
  • 남산마루 전망대는 무엇보다 압권인데요, 투명 난간 너머로 서울 시내 스카이라인과 남산 숲이 함께 어우러진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뷰포인트입니다.

남산마루전망대
남산마루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울 전경 <사진출처 : 서울시>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커피 한 잔 마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벌써부터 하고 있습니다. ☕

 

4. 열려있는 매력 정원

입구에 위치한 이 테마는 모두에게 열린, 환영의 정원입니다. 느티나무와 자연석으로 만든 벤치, 플랜터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쉬어가며 정원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게 설계되었어요. ‘굳이 계획하지 않아도’, ‘걷다 보면 만나지는 정원’이라는 느낌. 저는 그런 공간이 참 좋더라고요.

 

 

 

인공이 아닌, 자연을 닮은 동선

무엇보다 이번 한국 숲 정원이 특별한 이유는 조경의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과거 정원 조성은 ‘어떻게 심을까’, ‘어디에 꾸밀까’였다면, 이번엔 **‘자연이 스스로 흐를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향이에요. 햇빛과 바람이 드나들도록 나무를 적절히 솎고, 땅의 생명력이 돌아올 수 있도록 생태적 균형을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산책로조차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 속에서 길을 잃었다가, 어느새 숲과 내가 하나가 되는 느낌이 기대돼요.

 

 

맨발로 걷는 치유의 길, ‘맨발 건강 걷기 길’

또 하나의 흥미로운 포인트는 바로 맨발 걷기 길입니다. 흙, 나무, 자갈 등 다양한 질감의 자연 소재로 만들어진 이 길은 발바닥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돕고, 도심 속에서도 숲과 몸으로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이 길을 걷는 동안만큼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발끝으로 계절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죠.

 

 

 

기대되는 포토존, 그리고 삶의 쉼표

이번 ‘한국 숲 정원’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들어가고, 숨 쉬고, 쉬었다가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입니다.

정원을 지나치지 않고, 정원 안에서 나를 잠시 머물게 하는 공간. 서울 시민이라면, 꼭 한 번쯤은 가보셔야 할 장소로 추천드려요. 그리고 저처럼 조용한 걸 좋아하고, 마음을 쉬게 할 공간을 찾고 있다면... 이 가을, 남산으로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