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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울릉도 가두봉, 사라진 봉우리와 공항 개발의 딜레마

라일락2025 2025. 6. 30. 19:16

울릉공항 건설로 울릉도 남단 가두봉이 사라졌습니다. 고향 사람의 시선으로 개발과 자연보호의 현실, 안녕 가두봉 음악회 이야기까지 정리합니다.

 

 

 

 

울릉도 가두봉
울릉도 남단을 지켜온 가두봉 <사진 출청 : 울릉군청>

 

 

 

울릉도의 남단을 지켜온 가두봉

울릉도는 제 고향입니다. 섬 전체가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보고이고, 매번 갈 때마다 울릉도만의 신비로움을 새삼 느끼곤 합니다. 그런 울릉도에 최근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울릉도 남단의 상징, 가두봉이 사라졌다는 소식입니다. 가두봉은 울릉도 남단에 우뚝 솟아 있는 해발 194.3m의 봉우리입니다. 관광객에겐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울릉도 사람들에게는 어릴 적부터 익숙한 풍경이었습니다. 사동항 일대를 감싸며, 울릉도의 바다와 산, 하늘이 어우러지는 그림 같은 장소였죠. 특히 배를 타고 울릉도에 도착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바로 가두봉이었습니다. 그만큼 울릉도의 상징 같은 존재이자, 섬의 지형을 대표하는 자연물 중 하나였습니다.

 

울릉도 가두봉
울릉도 남단의 상징 <사진 출처 : 아시아뉴스통신>

 

 

 

울릉공항 건설, 그리고 가두봉의 운명

하지만 현재 가두봉은 울릉공항 건설을 위해 사라졌습니다. 울릉공항은 울릉도 최초의 공항이자, 대한민국에서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만드는 국내 첫 사례로 추진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가두봉은 공항 부지 조성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해발 194.3m 높이의 가두봉을 깎아 그곳에서 나오는 흙과 바위로 바다를 메우고 활주로를 조성합니다. 그리고 가두봉이 절취된 자리에는 공항 터미널 등 필수 시설들이 들어서게 되는 구조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이미 가두봉은 본래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울릉도 남단의 지형이 송두리째 변하고 있는 걸 직접 보면, 고향 사람으로서 마음 한편이 참 복잡합니다.

 

 

사라진 가두봉
<사진 출처 : 경북매일 기사>

 

 

 

 

 

울릉공항 필요성 vs 환경파괴 우려

울릉도 주민 입장에서도 공항에 대한 기대는 큽니다. 지금 울릉도를 오가려면 강원도나 포항까지 가서 배를 타야 하고, 동해 바다는 늘 파도가 높아 결항이 잦습니다. 응급 상황이나 급한 용무가 있을 때도, 육지로 나가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항이 생기면 울릉도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 응급의료 대응, 관광 활성화 등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엔 분명한 문제도 있습니다. 울릉도는 작은 섬입니다. 섬 특성상 자연 훼손을 최소화해야 하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특히 울릉도의 자연은 250만 년 동안 지켜져 온 생태계로, 무분별한 개발은 회복이 불가능한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가두봉의 사라짐은 그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라진 가두봉
사라진 가두봉

 

 

'안녕 가두봉' 음악회, 그리고 사라지는 풍경

작년 울릉도에선 가두봉을 추억하고, 그 사라짐을 아쉬워하는 뜻을 담아 '안녕 가두봉'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가두봉을 배경으로 음악과 이야기를 나누며 울릉도의 자연을 지키자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 모습은 한편으로 뭉클했고, 또 현실의 벽 앞에서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개발이 필요한 것도 사실, 그렇다고 자연을 송두리째 잃어야 하느냐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안녕 가두봉 음악회
<사진 출처 : 경북매일 기사>

 

 

 

 

고향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의 현실적인 고민

저도 울릉도의 불편함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교통이 좋아지고, 병원 이용이 편리해지고, 관광객이 늘어나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발전이 울릉도의 고유한 자연을 완전히 파괴하는 방식이라면, 결국 울릉도의 매력도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이번 가두봉의 사례처럼 앞으로도 개발과 보존의 갈등은 계속될 겁니다. 그럴수록 더 신중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개발 방식이 필요합니다. 특히 섬을 잠깐 방문하는 관광객이 아닌, 이곳에 삶을 꾸리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울릉도의 자연과 미래를 함께 생각할 때

울릉도 공항 건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가두봉도 이제 사진과 기억 속에만 남게 될 것입니다. 이제 중요한 건 남은 자연을 어떻게 지켜나갈지, 그리고 개발과 보호가 어떻게 균형을 이루며 공존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울릉도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도 울릉도를 찾으신다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자연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향이라는 마음을 함께 담아주셨으면 합니다.

 

 

 

👉 울릉도 자연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면 나리분지 이야기도 함께 참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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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나리분지는 섬 속 평야이자 역사와 자연을 품은 소중한 공간입니다. 최근 개발 이슈로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현실적인 고민과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깊이 살펴봅니다. 1️⃣ 울릉도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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