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곰 사육 종식 이후, 정부와 시민이 함께 책임져야 할 이유

 

2026년 곰 사육 금지가 시작되지만, 구조된 곰들의 보호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정부와 시민사회가 협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2026년 곰 사육 종식 이후, 정부와 시민이 함께 책임져야 할 이유

 

 

사육곰 종식,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2026년부터 대한민국에서 곰 사육이 전면 금지됩니다. 이는 수십 년간 이어진 사육곰 산업의 끝을 알리는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그러나 이 제도적 변화가 곧바로 사육곰들의 해방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사육되고 있는 수백 마리의 곰들은 여전히 철창 안에 갇혀 있으며, 이들을 위한 보호 대책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법은 산업을 멈추지만, 생명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법적 종식이라는 결과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곰들의 삶이 안전하게 전환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호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사육농장에 방치되어 있는 곰 <사진 출처 :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보호가 아닌 ‘내몰림’의 현실

최근 정부는 사육곰을 야생생물로 분류하여 보호의무를 회피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곰들은 더 이상 누구의 관리 대상도 아니며, 말 그대로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됩니다. 곰보금자리 프로젝트는 이를 두고 “이제 곰은 아무의 곰도 아닙니다”라는 표현으로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는 구조되지 않은 곰들이 생명권 보호 없이 방치될 수 있다는 위험을 뜻합니다. 야생생물로 분류되면 정부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는, 단순한 행정적 해석 이상의 윤리적 문제를 야기합니다. 생명을 법 뒤에 두는 방식은 이제 재고되어야 합니다.

 

 

 

 

 

민간의 노력,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곰 구조 활동은 지금까지 대부분 시민단체, 동물보호단체, 수의계 등의 민간 주도로 이뤄졌습니다. 곰보금자리, 동물자유연대, 녹색연합, 카라 등 다양한 단체들이 철창 속 곰들을 구조하고, 생츄어리 조성에 힘을 쏟아왔습니다. 하지만 공간 부족, 예산 제한, 전문 인력 부족 등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사육곰 전원 구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곰의 생애주기는 길기 때문에 단순한 일회성 구조가 아닌 장기적인 돌봄 체계가 필요합니다. 이 모든 부담을 민간에 전가해서는 안 되며, 지금이야말로 공공의 개입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곰 사육 금지를 위한 시민단체의 노력들

곰 사육 금지를 위한 시민단체의 노력들

 

 

 

공공의 책임, 법보다 앞서야 합니다

현행법에 구조 의무가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국가는 사육곰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사육곰은 인간에 의해 오랜 세월 고통받아온 존재이며, 국가의 산업정책 아래 길러지고 팔려 왔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들에게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것도 국가의 책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인 동물을 위한 보호정책은 인간 사회의 윤리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입니다. 정부가 직접 생츄어리 확보, 의료 지원, 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하며, 이는 법보다 앞선 윤리적 책무입니다. 곰을 위한 마지막 공적 책임은 지금, 여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보호가 아닌 ‘내몰림’의 현실 <사진 출처 :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협력이 필요한 지금, 정부는 응답해야 합니다

이제는 민간이 먼저 구조를 하고 정부가 뒤늦게 예산을 따져보는 방식이 아니라, 정부가 사육곰 보호를 위한 로드맵을 주도하고,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실행 가능한 계획을 수립해야 할 시점입니다. 곰보금자리 프로젝트는 이를 위해 민관협의체, 전담 부처 지정, 협력 기금 마련 등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구조된 곰들을 어디로 데려가고 어떻게 돌볼지를 함께 고민하지 않는다면, 2026년의 종식은 단지 산업 종료일뿐 생명 보호의 시작은 아닐 것입니다. 정부의 응답은 곰을 넘어 우리 모두의 윤리적 기준에 관한 일입니다.

 

 

 

생명을 법 뒤에 두지 맙시다

2026년 사육곰 산업의 종식은 우리가 만든 법적 진보의 결과입니다. 그러나 그 법 뒤에 방치된 생명들이 있다면, 우리는 과연 윤리적인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육곰의 마지막 여정은 사회 모두의 손길이 닿을 때에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지금이 바로, 생명을 위한 협력을 시작할 때입니다.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손을 잡아야 할 이유는 명확합니다. 우리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만들었고, 이제 그 생명을 지키기 위해 행동해야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는 지금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곰 사육 종식 이후, 우리가 준비해야 할 과제들

곰 사육 종식 이후, 우리가 준비해야 할 과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