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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울릉도 여행, 서비스는 이대로 괜찮을까?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방향

by 라일락2025 2025. 7. 21.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울릉도. 하지만 그 안의 여행자 서비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최근 논란이 된 영상과 현실 속 서비스 문제를 돌아보며, 울릉도의 미래와 여행자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 봅니다.

 

울릉도 여행, 서비스는 이대로 괜찮을까?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방향
울릉도 여행, 서비스는 이대로 괜찮을까?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방향

 

울릉도를 사랑하기에, 더 조심스러운 이야기

사실 저는 울릉도에 특별한 마음이 있는 사람입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르른 바다, 바위처럼 단단한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울릉도 특유의 느긋하고 평화로운 공기가 제게는 참 따뜻하게 다가왔죠. 하지만 최근 울릉도를 다녀온 한 유튜버의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제 마음도 편치 않았습니다. 영상 속에서는 숙박 서비스의 부족함, 음식 가격 대비 만족도, 전반적인 여행자 응대에 대한 불만이 여과 없이 드러났고, 이 내용이 언론을 통해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울릉도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들이 마치 저 자신을 향한 비판처럼 느껴졌습니다. 고향 사람으로서 울릉도를 바라볼 때 느껴온 크고 작은 아쉬움들이 있었기에, 더더욱 이 문제를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그래서 울릉도 여행에서 경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점들과, 그 안에서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변화의 방향, 그리고 여행자 입장에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여행자의 관점에서 본 울릉도의 서비스 현실

숙박 서비스의 현실과 아쉬움

영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에어컨이 고장 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치나 사과 없이 숙박이 끝나버린 일이었습니다. 여행지에서의 하루, 특히나 울릉도처럼 접근성이 쉽지 않은 섬에서는 그 하루가 더욱 소중하거든요. 체크아웃을 재촉하는 전화, 시원하지 않은 냉장고, 그리고 9만 원이라는 가격. 유튜버의 말처럼, 그 시설이 육지의 소도시였다면 5~6만 원대의 모텔 가격으로 예상됐을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섬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물류비, 유지비, 인건비 모두 육지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특수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여행자 응대의 미숙함과 태도의 문제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단지 시설이나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그 공간에서 느끼는 존중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숙박 서비스의 현실과 아쉬움숙박 서비스의 현실과 아쉬움
이미지 출처 : 유투버 < 꾸준 kkujun >님의 영상 캡쳐

 

 

음식과 가격, 그리고 기대의 간극

삼겹살 비계 논란은 단순한 오해가 아니었습니다. 몇몇 동종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로는, 지역 특수성이 아닌 '속임수' 또는 '바가지 가격'에 가까운 상술이었다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관광지 마다 일부 식당에서는 육질이 나쁜 고기를 비계로 덮어 판매하거나, 관광객을 상대로 질 낮은 고기를 고가에 제공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증언도 있었죠. 그렇기에 단순히 "지역 방식이다"라며 넘기기보다는, 관광객을 위한 정직한 설명과 투명한 제공 기준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울릉도에는 양심적으로 운영되는 좋은 식당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산나물 정식 같은 경우는, 식재료에 대한 안내와 공간의 진정성 있는 분위기 덕분에 여행자가 울릉도에 대한 인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같은 지역의 음식이라도, 누가 어떻게 안내하고 제공하느냐에 따라 여행자의 기억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울릉도의 식당과 숙박업 종사자 분들께 이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음식과 가격, 그리고 기대의 간극
이미지 출처 : 유투버 < 꾸준 kkujun >님의 영상 캡쳐

 

 

울릉도라는 섬의 조건, 그리고 우리가 이해해야 할 것들

섬의 물류 구조와 여행 서비스의 한계

울릉도는 도로 하나 뚫는 것도, 생수 한 병 들여오는 것도 쉽지 않은 곳입니다. 파도가 높아지면 배가 끊기고, 겨울에는 아예 며칠 동안 고립되는 일도 드물지 않죠. 그래서 울릉도의 물가는 비쌀 수밖에 없고, 시설 유지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직원이 부족하거나, 관리가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조건들을 감안하면, 우리가 육지에서 기대하는 '당연한 것들'이 섬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걸 여행자에게 무작정 감수하라고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런 특수한 환경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최대한의 정성과 배려로 보완해 주는 노력이 필요한 거죠.

 

 

울릉도 화물선
울릉도는 모든것이 육지에서 조달됩니다. 일주일에 3일 운항하는 화물선 <사진 출처 : 해럴드경제 기사>

 

 

변화하는 여행자 세대와 기준

이제 여행자들은 단순히 경치만 보는 시대를 지나, 여행지에서의 경험 전체를 소비하고 평가하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20~30대는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여행지를 공유하고, 가격과 품질을 냉정하게 비교합니다. 울릉도가 중장년층 중심의 여행지로 자리잡고 있다 하더라도, 앞으로 공항이 생기고 접근성이 좋아진다면 더 다양한 세대가 찾아올 것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자연만이 아닙니다. 서비스, 청결, 안내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 '환영받는 느낌'입니다. 울릉도는 지금이 바로 그 변화에 대비해야 할 골든타임일지도 모릅니다.

 

 

 

 

울릉도의 발전을 위한 진심어린 제안

여행업 종사자 대상 서비스 교육의 필요성

진정성 있는 친절, 위기 대응 매뉴얼, 여행자 응대 방식 등은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훈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울릉도 내에서 민박이나 펜션을 운영하시는 분들, 식당이나 카페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 서비스 워크숍이나 간단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큰 변화가 있을 거라 믿습니다.

 

 

지자체와 관광청의 적극적인 역할

관광안내소는 그 지역의 얼굴입니다. QR코드 기반의 지도 제공, 온라인 문의 시스템, 불편 접수 및 개선 반영 창구 같은 것들이 마련된다면 여행자들은 울릉도를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하게 될 겁니다.

 

 

울릉도만의 콘텐츠 개발

산나물, 독도, 해양 생태, 고대 역사, 나이분지 등 울릉도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콘텐츠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그것을 여행자가 어떻게 체험하게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도보 여행 코스, 해설사 프로그램, 로컬 푸드 체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연결하고, 이를 잘 브랜딩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여행자에게 드리는 조심스러운 당부

울릉도는 여전히 '오지'에 가까운 섬입니다. 그러기에 조금은 느리고,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런 특수성을 여행자도 어느 정도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불친절이나 무성의함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동시에 여행자 역시, 아쉬움을 느꼈다면 비난보다는 제안을 남겨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누군가의 고향이기도 한 이 땅에 상처를 남기는 방식보다는, 함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주셨으면 합니다.

 

 

자연은 그대로인데, 사람의 마음은 바뀔 수 있습니다

울릉도의 자연은 지금도 변함없이 아름답습니다. 다만, 그 자연을 담는 그릇이 되는 '여행 인프라'와 '사람의 태도'는 이제 바뀌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울릉도는 단 한 번의 감동으로도, 누군가의 인생 여행지가 될 수 있는 곳입니다. 그 가치를 지키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울릉도를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으로서,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