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11

동물 실험과 곰 사육, 동물권의 연결고리

동물 실험과 곰 사육, 전혀 다른 이야기일까?동물 실험과 곰 사육은 언뜻 보면 전혀 다른 문제처럼 느껴집니다. 전자는 주로 과학·의료 목적이고, 후자는 웅담 채취나 전시 등의 산업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두 현상은 ‘동물을 도구화하고, 목적을 위해 고통을 강요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닮아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동물을 객체로 다루며, 인간의 이익을 위해 생명권을 희생시키는 구조 안에 있습니다. 실제로 동물 실험에 사용되는 생쥐, 토끼, 원숭이, 개, 고양이 등은 반복적인 실험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며, 곰은 철창 안에서 웅담 채취를 위한 존재로 평생을 소비당합니다. 둘 다 인간 중심의 판단에 따라 태어나고, 기능이 끝나면 죽음을 맞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두 문제를 따로 보지..

미디어 속 곰, 진짜 모습은? 귀여움 뒤에 숨겨진 현실

우리에게 곰은 어떤 이미지로 다가오는가?어릴 적부터 우리는 곰을 귀엽고 다정한 존재로 인식해 왔습니다. 어린이 동화책 속 곰돌이 푸, 만화 영화의 주인공, 인형 뽑기 기계 속의 폭신한 곰 인형까지, 곰은 늘 사랑스럽고 해를 끼치지 않는 존재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특히 미디어에서는 곰이 둔하고 순진하며 인간과 가까운 캐릭터로 자주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가 우리의 감정에는 따뜻함을 주지만, 동물의 현실에는 깊은 무관심을 유도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곰은 야생의 맹수이며, 복잡한 사회성과 섬세한 감정을 지닌 동물입니다. 하지만 귀엽게 소비되는 이미지가 곰의 본성에 대한 무지를 양산하고, 나아가 사육이나 전시의 정당화를 돕는 심리적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곰 구조, 기부는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었을까?

곰 구조, 왜 기부와 후원이 필요한가요?사육곰 구조는 단지 곰을 철창 밖으로 옮기는 일이 아닙니다. 구조 이후에도 곰은 전문적인 의료, 심리적 재활, 환경 개선, 지속적인 사료 공급 등 다양한 복지 자원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고도로 전문화된 인력과 장비, 그리고 꾸준한 유지비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만으로는 곰 한 마리당 연간 수천만 원에 달하는 보호비용을 모두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의 자발적인 기부와 정기 후원은 곰 구조 활동의 핵심 기반이 됩니다. 후원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곰의 새로운 삶을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연대’입니다. 사육곰이 생츄어리에서 평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한 번의 구조보다 지속 가능한 후원이 더욱 중요합니다. 구조는 시작일 뿐이며, ..

동물원과 곰 사육,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가?

사육곰과 동물원 곰, 출발은 달랐지만 고통은 닮았습니다한국에서 사육곰은 주로 웅담 채취를 위한 목적으로 길러졌고, 동물원의 곰은 관람을 위한 전시 동물로 도입되었습니다. 목적은 다르지만 **두 곰 모두 ‘철창 안에서 인간의 목적에 의해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닮아 있습니다. 특히 사육곰은 좁은 철창에서 평생을 웅담 채취 대상으로 살아왔고, 동물원 곰 역시 비자연적인 환경, 강제적 전시, 사회적 고립이라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출발은 달라도 이들이 겪는 고통의 양상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합니다. 곰은 넓은 서식지, 높은 지능, 감정을 지닌 동물입니다. 그러나 사육곰은 단 2평 남짓한 공간에서, 동물원 곰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울타리 안에서 살아갑니다. 이는 야생동물로서의 본성은 무시된 채..

곰 사육 종식 후, 구조된 곰의 삶은 어떤가?

사육곰 종식, 그러나 구조는 이제 시작입니다2023년 말 통과된 법 개정으로 2026년부터는 대한민국에서 곰을 사육하거나 웅담 채취를 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법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곰들의 고통이 즉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도 수백 마리의 곰들이 전국 각지의 사육장 철창 안에 남아 있으며, 이들을 어디로, 어떻게 옮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이행 계획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구조는 이제 시작일 뿐이며, 구조 이후 곰이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가 진정한 사육곰 종식의 완성입니다. 구조된 곰은 대부분 사회성 부족, 감정적 트라우마, 건강 이상 상태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좁은 철창 속에서 살아온 곰들은 햇빛과 흙, 물, 바람에 익숙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

윤리적 소비란 무엇인가? 동물 착취 없는 선택

윤리적 소비란 무엇인가요?윤리적 소비란 단순히 상품을 고르는 행위를 넘어, 그 상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고통이나 착취가 없었는지를 고려하는 소비 방식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친환경’이나 ‘공정무역’을 넘어서, 동물권, 노동권, 인권, 환경까지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특히 동물권의 관점에서 윤리적 소비는 동물 실험, 가죽 제품, 사육 동물 기반 식품 등 동물의 고통을 동반한 제품을 피하고, 대체 가능한 선택을 실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단순한 개인 취향이 아닌, 생산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날 소비자는 더 이상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가치 기반의 소비자’로서 자신이 지지하는 철학을 선택으로 표현하고 ..

웅담 없는 세상은 가능한가? 대체 치료법의 가능성

웅담이란 무엇이며, 왜 문제가 되었을까요?웅담(熊膽)은 곰의 담즙을 가공한 약재로, 전통 한의학에서는 간염, 해열, 해독, 열성질환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습니다. 주로 아시아권에서 귀한 약재로 취급되며, 자연 상태에서는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곰을 사육해 담즙을 추출하는 산업이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곰에게 치명적인 고통을 유발합니다. 곰은 좁은 철창 속에서 평생을 보내며, 배에 관을 삽입해 담즙을 추출당합니다. 이는 단순한 사육이 아니라 장기적인 고문에 가까운 행위로, 동물 학대의 전형적인 사례로 지목됩니다. 이러한 현실은 윤리적, 과학적, 사회적으로 비판받고 있으며, 21세기 생명 존중의 가치에 반하는 행위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웅담의 효능이 과장되었거나 대체 ..

‘철창 속 곰’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우리는 왜 곰의 고통을 듣지 못하는가철창 속에 갇힌 곰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침묵이 고통이 아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는 말하는 존재에게만 귀를 기울이고, 소리 없는 존재에게는 무관심으로 일관해왔습니다. 특히 동물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말하지 못하면 느끼지 못한다고 착각하는 것, 그것이 지금 곰이 철창 안에 갇혀 살아가게 된 배경 중 하나입니다. 곰은 생명체입니다. 공포를 느끼고, 고통을 감지하며, 외로움을 경험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곰이 내는 행동 신호를 무시하거나 ‘본능적’이라는 말로 무시해 왔습니다. 철창 속에서 반복적으로 몸을 흔들거나, 앞발로 벽을 긁는 행위는 그저 이상 행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곰이 외치는 구조 요청이며,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곰은 침묵 속에서 끊..

웅담의 진실 : 전통이란 이름으로 고통받는 곰들

웅담은 생명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얻어집니다웅담(熊膽)은 오랫동안 전통의학에서 ‘간에 좋다’는 이유로 사용되어 온 약재입니다. 그러나 그 약재가 어떻게, 누구의 희생을 통해 얻어지는지는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웅담은 곰의 담즙을 말하며, 이를 얻기 위해 곰은 평생 철창 속에 갇혀 살아야 하며, 살아 있는 상태에서 담즙이 반복적으로 채취되는 고통을 겪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생명을 위한 치료가 아니라, 다른 생명의 고통 위에 세워진 의료 소비에 불과합니다. 과거에는 정보가 부족해 몰랐다고 할 수 있지만,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그 무지를 변명으로 삼을 수 없습니다. 현대의학이 발달하고 다양한 대체 치료제가 존재하는 지금, 여전히 곰을 사육하며 웅담을 얻는다는 사실은 과학의 퇴보이자 윤리의 부재라 말할 수..

곰은 왜 우리나라에서 사육되고 있을까?

‘웅담’이라는 산업이 만든 착취의 프레임한국에서 곰 사육이 제도화된 배경에는 ‘웅담 산업’이라는 역사적 맥락이 존재합니다. 곰의 쓸개에서 추출한 웅담은 수천 년 전부터 동아시아 전통의학에서 사용되어 왔으며, 특히 간질환과 해열, 해독 등의 효능이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이 웅담이 1980년대 국내 건강식품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면서, 정부는 외화를 절감하고 한약재 자립을 도모한다는 명분 아래 1981년 곰 수입과 사육을 허용하였습니다. 이 정책은 당시 농가 소득 증대 수단으로도 활용되었고, 그 결과 동남아시아에서 수입된 약 500마리 이상의 어린 반달가슴곰이 한국에 들어와 철창 속에서 자라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산업 구조가 곰을 단지 ‘약재 원료’로 취급하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생명권이나 복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