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할인 정책은 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향이 울릉도인 사람들에게는 가족을 찾아가는 기본적인 길이자 권리입니다. 이들에게도 할인 혜택이 절실합니다.
관광객만 할인? 고향이 울릉도인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먼 길입니다
최근 경북도 조례 개정으로 울릉도 여객선 운임이 겨울철 최대 70% 할인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뉴스를 보며, 저처럼 고향이 울릉도인 사람들은 한 가지 질문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왜 할인은 관광객만을 위한 걸까?”
저는 울릉도에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신 수도권 거주자입니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부모님 얼굴이 눈에 밟히고, 큰마음먹고 내려갈 계획을 세우지만, 매번 마주하는 건 비싼 교통비와 부족한 배편입니다.
수도권에서 울릉도까지, 현실적인 교통비는 얼마일까요?
- KTX나 버스로 포항 또는 후포까지 이동 (약 5~7만 원)
- 여객선 탑승 (왕복 약 20만 원 내외)
모든 비용을 합치면, 왕복 기준 30만 원 이상이 들기도 합니다. 이 비용은 단순히 관광을 위한 경비가 아닙니다. 부모님을 만나기 위한 필수 비용이며, 고향을 지키는 연결선입니다. 그런데 이번 운임 할인 정책은 관광 비수기 활성화에 집중되어 있고, 정작 섬과 내륙을 오가는 출향민들은 여전히 배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울릉도, 정말 관광객이 갈 수 있을까요?
조례의 목적이 관광 유치인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울릉도는 겨울철이면 뱃길이 자주 끊기고, 기상특보가 일상처럼 따라붙는 지역입니다. 실제로 기사에서도 "겨울이면 배가 끊기는 일이 다반사"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며칠간 섬에 갇힐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관광객이 울릉도를 찾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고향에 가족이 있는 사람, 병문안이나 효도 방문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든 울릉도를 가야만 할 이유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할인 정책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울릉도 주민은 할인받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섬을 나갑니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울릉도 주민은 여객선 요금에 대해 일정 부분 할인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명절이나 휴가철이 되면, 울릉도에 사는 가족이 내륙에 사는 자녀나 친지를 만나기 위해 섬을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울릉도 출신 출향민이 고향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울릉도 주민이 섬을 떠나는 게 교통비 부담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실적인 교통 정책이 출향민에게 얼마나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만약 출향민에게도 여객선 요금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면, 명절 또는 상시 고향을 찾는 발길이 더 많아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울릉도 관광 산업과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교통은 사치가 아닙니다. 권리입니다
울릉도는 대한민국의 영토이며,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가족도 국민입니다. 섬에 사는 사람들을 단지 관광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그들과 연결된 삶과 정서, 책임과 관계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출향민이 부모님을 뵙기 위해 30만 원 넘는 비용과 기상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섬을 연결하는 뱃길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를 잇는 사회적 연결망입니다. 그렇기에 울릉도 여객선도 '대중교통'으로써의 공공성을 갖춰야 하며, 관광객뿐 아니라 출향민도 혜택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정책이 필요합니다
- 출향민 교통비 상시 감면 정책
-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무관하게, 부모나 가족이 울릉도에 거주 중인 경우 할인 적용
- 명절·휴가철 특별 할인 확대
-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 가족 단위 고향 방문객 지원 강화
- 준공영제 도입을 통한 운임 안정화
- 여객선사의 수익성만으로 배편을 운영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기본 교통권을 책임지는 구조 필요
- 기상 특보 시 결항 보상제 도입
- 섬에 갇히거나 일정 변경이 생겼을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숙박 지원 또는 배편 우선 보장 시스템 도입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이 무겁지 않기를
울릉도는 제 고향이고, 부모님이 살아 계신 땅입니다. 배를 타고, 먼 길을 돌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부모님이기에, 그 길이 멀어도 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길이 너무 비싸고 불확실하다면, 결국 멀어진 것은 거리가 아니라 마음입니다. 이번 여객선 할인 정책이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그 혜택이 관광객에만 머무르지 않고, 고향을 향하는 많은 마음들을 포용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출향민도, 섬에 가족이 있는 사람도, 울릉도에 가는 것이 당연해지기를. 정부와 지자체가 교통 복지의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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