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사육과 동물의 권리

웅담 없는 세상은 가능한가? 대체 치료법의 가능성

라일락2025 2025. 5. 10. 15:03

 

웅담이란 무엇이며, 왜 문제가 되었을까요?

웅담(熊膽)은 곰의 담즙을 가공한 약재로, 전통 한의학에서는 간염, 해열, 해독, 열성질환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습니다. 주로 아시아권에서 귀한 약재로 취급되며, 자연 상태에서는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곰을 사육해 담즙을 추출하는 산업이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곰에게 치명적인 고통을 유발합니다. 곰은 좁은 철창 속에서 평생을 보내며, 배에 관을 삽입해 담즙을 추출당합니다. 이는 단순한 사육이 아니라 장기적인 고문에 가까운 행위로, 동물 학대의 전형적인 사례로 지목됩니다.

 

이러한 현실은 윤리적, 과학적, 사회적으로 비판받고 있으며, 21세기 생명 존중의 가치에 반하는 행위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웅담의 효능이 과장되었거나 대체 가능한 성분으로 충분히 대체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발표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효과가 있으니 써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효과가 있더라도 반드시 이런 방식으로 생산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질문에서부터 웅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첫걸음이 시작됩니다.

 

👉 웅담이 어떤 방식으로 곰에게 고통을 주는지 궁금하다면 〈웅담의 진실: 전통이란 이름으로 고통받는 곰들〉 글을 함께 참고해 주세요.

웅담 없는 세상은 가능한가? 대체 치료법의 가능성
웅담 없는 세상은 가능한가? 대체 치료법의 가능성

 

 

웅담의 약효,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일까요?

웅담의 대표 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은 담즙산의 일종으로, 간 기능 개선과 담즙 분비 촉진에 일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성분은 실제로 의료 현장에서 간 질환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UDCA는 현재 곰의 체내에서 추출하지 않고도 합성 기술로 안정적이고 윤리적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합성 UDCA는 195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되어, 현재는 다국적 제약사에서 상용 제품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품질과 안정성 면에서도 천연 웅담과 차이가 없습니다.

 

더불어, 웅담에는 기타 담즙산과 소량의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지만, 해당 성분들도 일반 약재나 건강기능식품 성분으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한의학적으로도 웅담은 단독 약재로 처방되기보다는 복합 약물의 보조 성분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다른 약재로 대체해도 처방의 효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결국 웅담의 효능은 현대 의료 시스템 내에서는 더 이상 독점적인 것이 아니며, 대체 가능한 기능이라는 점에서 그 존재 이유가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대체 치료제는 어디까지 발전했을까요?

웅담을 대체하는 치료제는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양쪽에서 이미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UDCA 기반 합성 약물은 간염, 담즙 정체, 담석 예방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부작용이 적고 처방 안정성도 높아 의료진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또한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담즙 대체 기능성 제품들도 출시되어 있으며, 식물성 항염 성분을 포함한 복합제가 소비자에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웅담이 아니어도 소비자와 환자에게 충분한 치료 만족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천연 한방 성분 중 치자, 황련, 백복령 등도 간 기능 개선 및 해열, 항염 효과가 검증되어, 웅담의 대체제로 꾸준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일부 한의원은 웅담 성분이 없는 처방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웅담 사용을 중단한 전통의료기관도 늘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대 소비자는 효능뿐 아니라 동물복지, 환경,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윤리적 치료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웅담은 이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와 인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상징적 대상이 되었습니다.

 

 

왜 여전히 웅담을 찾는 소비자가 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소비자들은 웅담이 ‘천연이고 효과가 뛰어나다’는 믿음 아래 구입과 사용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 정확한 정보의 부재와 전통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특히 고령층이나 민간요법을 신뢰하는 일부 환자층은 과거의 경험이나 주변 추천에 의존하여 웅담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웅담이 곰에게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생산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정보 제공과 소비자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만약 소비자들이 대체 치료제가 존재하고, 웅담이 동물 학대의 결과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게 된다면, 윤리적 선택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높습니다. 실제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동물 희생 없는 치료’를 원칙으로 삼는 소비자도 증가하고 있으며, 약국이나 한방 병원에서 대체 치료제를 문의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제는 공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요를 줄이는 전략, 즉 소비자 교육과 인식 전환이 웅담 없는 세상을 앞당기는 핵심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

 

 

윤리적 의료와 소비가 가져올 변화

진정한 변화는 공급보다 수요의 방향 전환에서 시작됩니다. 소비자가 웅담을 구매하지 않고, 의사가 대체 치료제를 처방하고, 약사가 윤리적 선택을 안내할 때 비로소 산업은 구조적으로 전환됩니다. 이는 단지 웅담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와 소비가 생명존중의 가치를 따르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실천하는 국가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영국과 독일은 동물성 약재를 사용하는 전통 약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대체 약물 개발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애니멀 아시아(Animals Asia)**는 베트남과 중국에서 곰 구조 보호소를 운영하는 동시에, 웅담 없는 대체 치료 안내서와 교육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협력 사례가 확대되고 있으며, 시민과 의료계의 인식이 함께 바뀌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윤리적 소비와 의료는 한 세대의 의식 변화로 만들어지지만, 그 효과는 수십 년간 곰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이 그 변화의 흐름에 참여할 때입니다.

 

 

담즙 농장에서 20년 동안 착취당한 사육곰 '던'의 충격적인 모습
담즙 농장에서 20년 동안 착취당한 사육곰 '던'의 충격적인 모습 < 출처 : Animals Asia 홈페이지 >

 

웅담 없는 세상은 가능할 뿐 아니라, 반드시 와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고통과 전통 사이, 생명과 효능 사이에서 어떤 기준으로 치료를 선택할 것인가는 단순히 의료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의 문제입니다. 다행히도 현대 과학과 의학은 이미 우리에게 충분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합성 UDCA, 식물성 대체 약재, 복합 항염제 등 웅담 없이도 동일하거나 더 나은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은 존재하며, 소비자에게 열린 시장 또한 형성되고 있습니다. 곰을 착취하지 않고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왜 여전히 곰의 고통을 선택해야 할까요? 웅담 없는 세상은 ‘가능성’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윤리적 목표입니다. 그 목표는 더 이상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선택과 행동뿐입니다. 웅담 없는 치료, 웅담 없는 의료, 그리고 곰이 자유로운 미래는 우리 모두의 참여로 완성될 수 있습니다.